안녕하세요. 저희 집 사람이 작년 11월 말 갑작스러운 어지러움 증세로 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가는 동안 말투가 어눌해지고 균형을 잡지 못하여 뇌졸중 증세임을 직감하고 응급실에서 바로 신경외과 과장님께서 내려오셔서 ct와 mri를 찍어본바 급성뇌경색이 와서 바로 뇌혈관조영술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2-3시간의 시술 후 시술은 잘 되었지만 뇌의 운동을 관장하는 부분이 이미 데미지를 입은 상태라 우측 편마비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제 겨우 36이라는 나이밖에 되지않은 저희 집사람과 저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입원 첫날 밤 중환자실 앞 대기실에 혼자 누워 아침을 기다리는 시간은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1분 1초가 지옥과 마찬가지인 시간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사람의 상태는 인지는 이상이 없었으나 운동신경이 지나가는 기저핵부분을 다쳐 처음에는 걷기는커녕 발가락하나 까딱하기 힘들었고 손과 팔은 아예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술했던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기는 하였으니 치료시간이 부족했고 아무래도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회복기재활병원으로 가는게 낫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빠른 시간인 10일만에 퇴원을 하여 인근에서 재활치료로 나름 유명하고 주변사람들의 후기가 좋은 복주회복병원으로 전원을 하였습니다.

 복주병원에 입원수속을 하고 입실을 하였을 때 첫인상은 일반 개인병원과는 차원이 다르게 인테리어와 시설이 고급스러웠습니다. 또한 4인실 병실도 개인공간이 넓었습니다. 그 동안 아이때문에 서울 아산 경희대 경북대 가톨릭대 병원 등 며칠씩 입원해 본 경험 상 병실 퀄리티는 천지차이로 좋게 느껴졌습니다. 별것 아닐수도 있는데 조명과 내장재가 아늑하여 일반 병원에서 느껴던 답답함과 병원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없애주었습니다. 재활병원 특성 상 장기 입원자가 대부분이므로 이런 소소한 부분이 정말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동안 경험해보았던 병원 중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병원들은 도심 한 복판처럼 복잡한 곳에 있기마련인데 처음 복주병원에 들어올때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여 낮설게 느껴지는 면도 있었는데 입원하는 동안 창밖으로 나무와 산 들판이 보이는게 얼마나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지 이번에 알게되었습니다. 

 회복병원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재활치료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저도 재활치료에 대해 잘 모르고 처음 겪는 일이지만 병원의 치료시스템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며칠간의 초기 재활치료 이후 재활의학과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 그리고 물리치료사 보호자가 모여 향 후 치료방향과 스케줄을 조율하는 프로그램이 보호자인 저를 이해시키고 안심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어떤 식으로 재활이 진행될 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치료를 받으며 옆에서 가족처럼 걱정해주고 불안한 제 마음을 달래주고 힘이되어 준 치료사분들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재활치료는 장기레이스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보호자나 환자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답답함과 불안함의 연속입니다. 과연 내가 나을 수 있을까? 앞으로 더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한 생각이 하루에도 수 십번씩 오갑니다. 이럴 때마다 저와 제 집사람을 다독여주시고 믿을 수 있게 무한 신뢰를 주신분들이 치료사분들입니다.

 복주병원에 치료실 분위기가 제 기억으로는 항상 화기애애하고 파이팅 넘쳤던 것 같습니다. 귀찮을 수도 있는 저의 물음에도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현재 치료진행상황과 앞으로의 예상을 꾸준히 피드백해 주신 덕분에 저와 집사람도 믿고 최선을 다해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병원 분들 모두의 노력 덕분인지 저희 집사람은 한달이 되지 않아 휠체어를 완전히 떼고 어느정도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던 상지도 조금씩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두달 때부터는 혼자서 계단 오르내리기가 가능했으며 팔과 코어에 힘이 조금씩 돌아왔습니다. 또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대유행하던 시기에도 재활치료를 위해 치료사분들이 직접 병실로 올라와 개인적으로 치료해주시던 모습은 너무나 감사했고 저와 집사람을 안심하게 해주었습니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맞춤형 치료덕분인지 집사람은 6개월만에 걸음이 완벽해졌고 팔과 손도 어느정도 일상생활을 하는게 가능해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더 입원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싶었으나 집에 있는 저희 세 딸을 더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어 퇴원을 하게 되었지만 6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회복을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천절과 자상함으로 집사람의 건강과 치료를 봐주신 재활의학과 의사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시로 상태를 체크해주시며 또한 다른 아픈 곳까지 세세하게 돌봐주신 덕에 큰 아픔없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낮없이 저희를 돌봐주신 간호사님들께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어찌보면 까다로울수도 있는 저희를 편안하고 건강하게 지켜주신 것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