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환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며칠 전 병원 입구에서 만났던 구자문입니다.

기억하실런지요..영문고 동문.

그날 만났을 때 주신 책을 바빠서 바로 읽지 못하다가 이제야 다 읽었네요.

책을 읽는 중간중간 감동과 공감으로 전율이 넘나들었습니다.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도 수필도 아닌 책을 단숨에 읽게 되었습니다. 또한 주재 넘게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부끄럽게도 드는군요. 물론 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한 분이며,실천가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요즘 말로 리스펙 합니다.^^

평소 칭찬에 인색하고 타인에게 존경심을 가져본적이 거의 없는 사람이지만 이사장님께는 ‘존경’과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책을 통해 확실히 이사장님과 복주병원이 하고 있는 일들이 참 대단하고 훌륭한 일인가를 알게됩니다. 이 병원이 성장해온 과정과 그렇게 변화해온 이유를 알았고, 리더의 가치관과 구성원들의 모습이 그려지니, 걱정은 사라지고 믿음은 더 커집니다.

이책을 읽기 이전까지의 막연한 믿음이 진짜 믿음으로 바뀌었네요.

왜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려고 하는지...그것이 마케팅이 아닌 진정성있는 자기 확신에서 발현된 것이라는게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쓰러지신후 보게된 노인병원과 관련된 많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해외사례처럼 진짜 저렇게 하는곳이 우리나라에 있을까...얼마전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 누워만 있던 폭력적인 치매환자가 간호사,간병인의 존중과 진심을다한 보살핌으로 몇개월후 밝은 얼굴로 병원으로 걸어들어오는 그 모습을 보며 얼마나 울었던지....환자를 존중과 이해로 하며 저렇게 병원을 운영하는것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연로하신 부모님의 미래와 신뢰할 의료기관을 찾을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얼마나 컷었는지...

갑자기 찾아온 가족의 불행속에서 온가족이 얼마나 많은 근심과 변화에 힘들었었는지...

하지만 책을 읽는 중간 5가지 감사에 대한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게 감사하게 느껴 졌습니다. 아버지의 존재자체가 감사했고, 오늘 하루가 감사하고, 아내와 아이들이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생각과 마음을 가지게 해준 이사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 오늘도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네요.

오늘 아버지 간식을 드리러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2층 수간호사 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아버지가 밤에 기저귀를 자꾸 빼시기 때문에, 장갑을 끼우는데 장갑을 끼시면 잠을 못주무신다고..걱정이라 관계자분들이 고민중이시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한번 말씀드려보겠다고 해서 영상통화로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부석을 떠나보신적이 없는 보통의 시골 농부이십니다. 남들은 아버지가 호탕하고 무섭기도한 분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소심하고 열등감이 많으시다보니 의식적으로 강해 보이시려고 하시는 좀 안쓰러운 분이시죠, 섬망증상이 있으신데다가 병원에 있다보니 관계자분들의 작은 말,행동이 자신을 가르치고 무시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방어가 심하시고 남이 자신을 무시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으니깐요. 그래서 영상통화로 제가 “아버지 그 병원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병원이고, 병원에서 제일 높은 분부터 간호사님, 간병인분들 모두 훌륭하신 분이세요” “며칠전 제일 높은 이사장님 만났는데 제 고등학교후배이기도 해요” 하니까 옆에 간호사님께 활짝 웃으며 “우리아 후배란다”하며 너무 좋아하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제가 밤에 기저귀 빼지 마시고 간병인분 시키는대로 잘 따라주시고 믿으셔도 된다니까, 맑은 눈으로 끄덕거리시고, “내가 머리가 온전찮아...”하시며 화도 안내시고 하더라구요.

정말 책에 쓰여져 있듯이 환자가 무엇에 힘들어하는지 환자이기전에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고 이해하며 달래니 되더군요.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이렇게 하다보면 훨씬 좋아지실거라 믿습니다.

 의료기관에 대한 믿음보단 현실이 그렇다라고 생각하며, 알고도 모르는척 차선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고, 그것에 따르는 고통은 내 부모님이 다 겪을 수 밖에 없다라는 죄책감. 이젠 그 걱정을 조금은 덜어내려고 합니다.

부디 저 같은 환자의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어려움을 닥칠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주시는 분으로 더 많이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훌륭하신 리더와 그 가치관에 함께하는 훌륭한 구성원이 있는 복주병원을 존경하며 응원합니다.

책을 덮고 너무 많은 생각과 감동이 들어 장황하게 긴 문자를 보내게 되어 죄송합니다.

이사장님 이하 모든 복주병원 직원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라도 시간이 되실 때  꼭 소주한잔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도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내일 부석에 들러 저희가 직접 재배하고 가공한 자두즙을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피로회복에 좋고 여성들에게 좋다고 하니 너무 고생하시는 병원관계자 분들게 약소하나마 드리고 싶네요. 새콤하다보니 환자분들께서는 드실 수 있을까 싶네요. 별도로 1박스 이사장님께 전달해 드리도록 메모해 두겠습니다. 댁에 가져가 맛있게 드셔주시길 바랍니다.